전세 계약이 끝났는데 아직도 보증금을 못 받고 있다면?
전세계약 끝났는데 보증금을 안 준다면 이사해도 될까?
“이사 갈 집의 잔금은 다가오는데, 내 전세보증금은 아직 그 집에 묶여 있어요.”
전세계약이 끝났는데도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이미 계약한 새집의 잔금일과 이삿날은 다가오고 있다면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어요.
그렇다고 보증금을 받기 전에 아무런 조치 없이 짐부터 빼고 전입신고까지 옮기는 것은 신중해야 해요.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을 보호하는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에요.
특히 이런 상황에서는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했다는 사실과 실제로 임차권등기가 마쳐졌다는 사실을 구별해서 생각해야 해요. 오늘은 그 차이를 어렵지 않게 풀어볼게요.
보증금을 못 받았는데 그냥 이사하면 왜 조심해야 할까요?
작년 가을 이사철이 가까워질 무렵, 대학생으로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던 사촌 조카에게 전화가 왔어요. 본가는 지방이고 학교 때문에 서울에서 전셋집을 얻어 지내던 아이였는데, 계약이 끝나면서 같은 과 친구와 다른 집으로 옮기기로 했던 거예요.
“이모, 새집 잔금 날짜가 얼마 안 남았거든. 그런데 지금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아직도 안 줘. 새 세입자가 들어와야 줄 수 있다는데, 나 그냥 먼저 이사하면 안 돼?”
저는 달력부터 보라고 했어요. 새집 잔금일까지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하고, 지금 살고 있는 집의 계약 종료일과 전입신고 상태도 다시 확인해보라고 했던 거죠.
“보증금을 못 받았다고 무조건 이사를 못 하는 건 아니야. 하지만 아무런 조치 없이 주소부터 옮기는 건 조심해야 해.”
세상 물정 모르는 대학생 조카는 “왜?”라는 질문을 해요. 그 이유를 이해하려면 먼저 ‘대항력’이라는 말을 알아둘 필요가 있어요.
주택 인도와 주민등록은 대항력의 중요한 요건이에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 따르면 임차인이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치면 그 다음 날부터 제3자에 대하여 임대차의 효력이 생기며, 전입신고를 한 때에는 주민등록을 한 것으로 보게 돼요.
어렵게 들리지만 생활 속 표현으로 바꾸면 이해하기 쉬워요. 실제로 그 집을 인도받아 거주하고 있고 전입신고까지 갖춘 상태가 임차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보증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새집 잔금일만 생각해 기존 집의 짐을 모두 빼고 전입신고까지 옮겨버리는 것은 신중해야 해요.
2025년 대법원 판결도 꼭 알아두세요
대법원 2025. 4. 15. 선고 2024다326398 판결은 주택 임차인이 주택을 인도받고 전입신고를 마쳐 대항력을 취득했더라도 이후 주택에 대한 점유를 상실하면 기존 대항력이 소멸할 수 있다고 판단했어요.
특히 점유를 상실하여 기존 대항력이 사라진 뒤 임차권등기가 마쳐졌다고 해서 이미 소멸한 대항력이 과거로 소급하여 되살아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어요.
그래서 저는 이런 상황을 볼 때 “이사를 언제 할까?”보다 “내 권리를 먼저 어떻게 보전할까?”를 먼저 살펴봐요.
보증금을 못 받은 임차인을 위한 임차권등기명령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을 기억해두면 좋아요
그날 조카에게 알려준 방법이 바로 임차권등기명령이었어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제1항에 따르면 임대차가 끝난 후에도 보증금이 반환되지 않았다면 임차인은 임차주택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지방법원지원 또는 시·군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어요.
쉽게 설명하면 계약은 끝났고 보증금은 받지 못했는데 새집으로 이사해야 하는 임차인이 기존 주택에서 이사를 한 뒤에도 법에서 정한 범위에서 권리를 보전할 수 있도록 마련해 둔 제도예요.
신청했다고 곧바로 이사하면 되는 것은 아니에요
여기서 조카에게 제가 여러 번 강조했던 부분이 있어요.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했다는 것과 등기부에 실제 임차권등기가 마쳐졌다는 것은 서로 다른 단계예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제5항에 따르면 임차인은 임차권등기명령의 집행에 따른 임차권등기를 마치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취득해요.
그리고 임차권등기 전에 이미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취득하고 있었다면 임차권등기가 마쳐진 이후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이라는 기존 대항요건을 상실하더라도 이미 취득한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잃지 않게 돼요.
이사를 앞두고 있다면 이렇게 구별해보세요
-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 법원에 신청서를 제출한 단계
- 임차권등기 완료 → 등기부에 실제 임차권등기가 마쳐진 단계
따라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면 단순히 “법원에 신청했으니 이제 됐겠지”라고 생각하기보다 등기사항증명서를 확인하여 실제 임차권등기가 마쳐졌는지 확인한 뒤 움직이는 것이 안전해요.
임차권등기명령을 준비할 때 무엇이 필요할까요?
계약서와 등기사항증명서부터 챙겨두세요
「임차권등기명령 절차에 관한 규칙」 제3조에서는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에 필요한 첨부서류를 정하고 있어요. 주택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한다면 임대차계약증서와 해당 주택의 등기사항증명서 등이 필요해요.
기존에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취득한 상태라면 주택을 점유하기 시작한 날과 주민등록을 마친 날, 확정일자를 받은 날 등을 소명할 수 있는 자료도 중요해요.
미리 정리해두면 좋은 자료
- 전세계약서 또는 임대차계약증서
- 임차주택의 등기사항증명서
- 주민등록 및 전입신고 관련 자료
- 확정일자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
- 임대차 종료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 보증금 반환을 요구한 문자나 카카오톡
- 필요한 경우 내용증명 등 반환 요구 자료
저는 조카에게도 우선 계약서부터 찾아보라고 했어요. 책상 서랍 어딘가에 넣어두었다는 계약서를 찾고 나서는 집주인과 주고받았던 문자와 카카오톡도 날짜 순서대로 정리해보라고 했어요.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달라고 전화만 반복하기보다는 문자, 카카오톡이나 내용증명처럼 나중에 언제 어떤 내용으로 반환을 요구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형태로 의사를 남겨두는 편이 좋아요.
새집 잔금 때문에 급할수록 순서를 먼저 확인하세요
이런 일을 여러 번 접하다 보면 비슷한 장면을 보게 돼요. 새집 잔금일은 코앞인데 기존 집주인은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고, 이삿짐센터 예약일까지 다가오면 결국 “일단 나가고 나중에 해결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예요.
그런데 보증금이 수천만 원, 때로는 억 단위라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하루 이틀의 편의를 위해 보증금에 관한 중요한 권리를 위험하게 만들 필요는 없어요.
제가 먼저 확인해보는 순서예요
- 임대차계약이 실제로 종료되었는지 확인하기
- 집주인에게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고 기록 남기기
- 현재 전입신고·점유·확정일자와 등기부 권리관계 확인하기
- 필요하다면 임차권등기명령 신청하기
- 등기사항증명서에서 임차권등기 완료 여부 확인하기
- 그 이후 이사와 전입신고 이전을 진행하기
다만 모든 사건이 이 순서 하나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에요. 이미 경매가 진행 중이거나 근저당권·압류·가압류 등 다른 권리관계가 얽혀 있다면 보증금의 회수 가능성과 우선순위를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자주 묻는 질문
Q1. 전세계약이 끝나면 집주인은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나요?
임대차가 적법하게 종료되면 임차인의 주택 반환 의무와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의무가 서로 문제돼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면 임차인은 반환을 요구할 수 있어요.
다만 계약이 실제로 종료되었는지, 묵시적으로 갱신된 상태인지, 해지 통보가 언제 이루어졌는지 등에 따라 종료 시점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먼저 자신의 계약이 언제 종료되는지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좋아요.
Q2.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만 하고 바로 이사해도 되나요?
저는 그렇게 권하지 않아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제5항은 임차권등기명령의 집행에 따른 임차권등기를 마친 때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에 관한 효과가 발생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요.
따라서 기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안전하게 유지하려는 경우라면 신청서 접수만 확인하고 이사하기보다 등기사항증명서에서 실제 등기가 마쳐졌는지 확인한 뒤 이사하는 것이 중요해요.
Q3. 이미 이사를 해버렸다면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없나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대법원 2025. 4. 15. 선고 2024다326398 판결에서도 임대차가 종료된 뒤 주택의 점유를 상실했더라도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임차인의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자체가 문제될 수 있다는 점과, 그 등기로 생기는 대항력의 효력은 구별해서 판단했어요.
중요한 것은 이미 이사하여 종전의 대항력을 상실했다면 나중에 임차권등기를 했다고 해서 그 종전 대항력이 과거로 소급하여 되살아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에요. 임차권등기가 마쳐진 때부터 새로운 대항력이 문제될 수 있으므로 선순위 권리가 있는 사건에서는 특히 주의해야 해요.
Q4. 집주인이 “새 세입자가 들어오면 보증금을 주겠다”고 하면 기다려야 하나요?
그 말만 믿고 무작정 기다릴 필요는 없어요.
임대차가 종료되었는데도 보증금 반환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면 반환 요구 사실을 기록으로 남기고 임차권등기명령을 비롯한 법적 보호 방법을 검토하는 것이 좋아요.
특히 보증금 규모가 크거나 등기부에 근저당권·압류·가압류 등이 있다면 단순히 새 세입자가 들어오기만 기다리기보다 현재 권리관계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아요.
보증금이 안 들어왔다면 이삿짐보다 내 권리를 먼저 챙겨야 해요
며칠 뒤 조카에게 다시 전화가 왔어요.
“이모, 나 처음에는 그냥 짐 빼고 주소부터 옮기려고 했거든. 아무것도 모르고 그렇게 했으면 큰일 날 뻔했네.”
그 말을 듣는데 오래전부터 여러 임대차 문제를 접하면서 느꼈던 생각이 다시 떠올랐어요. 법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건 어려운 법률용어를 길게 설명하는 일이 아닐 때가 많아요.
“그래서 지금 내가 무엇부터 해야 하는데?”
그 질문에 순서대로 답해주는 것이 더 중요했던 거죠.
특히 가을 이사철에는 새집 계약일과 잔금일, 이삿짐센터 예약일까지 이미 정해져 있어서 이전 집 보증금이 나오지 않으면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도 보증금이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면 서둘러 짐부터 빼기 전에 현재 내 전입신고와 점유 상태는 어떤지, 임차권등기가 필요한 상황인지, 그리고 실제 등기가 완료됐는지를 차근차근 확인했으면 해요.
이 글은 제가 생활 속에서 직접 겪고 주변의 일을 함께 살펴보면서 알게 된 경험을 바탕으로, 어렵게 느껴지는 주택임대차 문제를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본 내용이에요.
다만 임대차계약의 내용과 종료 과정, 주택 인도 및 전입신고 시점, 확정일자, 근저당권 등 선순위 권리의 존재, 경매 진행 여부 등에 따라 법률관계와 보증금 회수 결과는 달라질 수 있어요.
따라서 이 글은 일반적인 생활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내용이며 특정 사건에 대한 법률 판단을 대신하지 않아요. 실제 보증금 반환 분쟁이 발생했다면 최신 법령과 등기사항증명서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계약서와 등기자료를 가지고 법률 전문가에게 구체적인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아요.
참고하면 좋은 공식자료
- 국가법령정보센터 - 주택임대차보호법
- 국가법령정보센터 - 임차권등기명령 절차에 관한 규칙
- 대한민국 법원
- 대한민국 법원 사법정보공개포털 - 판례검색
- 대법원 2025. 4. 15. 선고 2024다326398 판결
주택임대차 관련 법령과 법원 절차는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실제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거나 보증금 반환 절차를 진행하기 전에는 국가법령정보센터와 대한민국 법원의 최신 안내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