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나 길에 떨어진 밤 줍기, 도토리 줍기 괜찮을까?

길에 떨어진 밤 몇알들, 주웠을 뿐인데 사건이 될 수도 있어요 산길과 도로가에서 밤·도토리를 주울 때 꼭 알아두어야 할 생활법률 이야기예요. 산이나 도로가에서 밤·도토리 주워오면 절도죄가 될까? 가을이 시작되면 제가 사는 공동주택에도 작은 변화가 생겨요. 아침저녁으로 등산복 차림의 어르신들이 부쩍 많아지고,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흙냄새 묻은 장바구니가 자주 보이기 시작하거든요. 며칠 전에도 옆집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장바구니 하나를 들고 들어오시는 모습이 기억나요. 안에는 제법 자잘한 밤이 한가득 들어 있었어요. 할머니는 환하게 웃으며 “산책길에 떨어진 게 얼마나 많은지 몰라. 그냥 두면 썩잖아”라고 하고 웃으면서 저에게도 밤 몇알씩 가져가라고 하시는 것을 거절했어요. 그런데 생활법률을 오래 들여다보다 보면 이런 평범한 장면에서 오히려 한 가지 질문이 먼저 떠올라요. 저 밤은 정말 주인이 없는 물건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산이나 도로에 떨어져 있다는 이유만으로 마음대로 가져와도 된다고 생각하면 곤란해요. 밤과 도토리가 이미 땅에 떨어져 있더라도 나무의 소유자, 토지의 소유자, 산림의 관리 주체가 따로 있다면 법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저는 조심하라고 조언을 못한 것이 신경쓰였어요. 누군가의 과수원 옆길이었는지, 사유림이었는지, 국유림이었는지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작은 밤 한 알이지만, 법은 그 밤이 어디에서 왔고 누가 수확할 권리를 갖고 있었는지를 먼저 봐요. 다음에 어르신들을 뵈면 “할머니, 다음에는 그 나무 주인이 누구인지 한 번만 확인해보시면 훨씬 마음 편하실 거예요. 그냥 떨어진 것처럼 보여도 법적으로는 아직 주인이...

상속과 증여의 차이는?

살아 계실 때 나누면, 가족 간의 싸움이 안 일어날까? 부모님의 생전증여와 상속 이야기는 돈 계산보다 먼저 가족의 마음과 기록을 함께 살펴봐야 하는 문제예요. 부모님의 재산 이야기는 돈 이야기만은 아니에요 누구에게 무엇을 얼마나 남길 것인지에는 부모님의 마음과 형제들의 기억까지 함께 들어가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가족끼리 나누는 재산 이야기는 단순히 “누가 얼마를 받느냐”로만 끝나지 않아요. 살아 계실 때 미리 나누어 주는 것은 보통 증여의 문제로 보게 되고, 돌아가신 뒤 남은 재산을 나누는 것은 상속의 문제로 보게 돼요. 그런데 실제 가족분쟁에서는 이 두 가지가 완전히 따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엄마 생신날, 갑자기 나온 재산 이야기 얼마 전 엄마 생신 저녁식사 자리에서도 그랬어요. 오랜만에 형제들이 모두 모였어요. 케이크를 자르고 식사를 거의 마쳤을 때 엄마가 오랜 기간 동안 생각해왔던 얘기를 꺼냈어요. “내가 살아 있을 때 조금씩 나눠주려고 해. 나 죽고 나서 너희끼리 싸우는 건 보기 싫다.” 순간 분위기가 어색해졌어요. 누군가는 “벌써 그런 이야기를 왜 하느냐”고 했고, 다른 형제는 “미리 정리하면 서로 편하지 않겠느냐”고 했어요. 저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일을 하며 여러 번 접했던 가족 간 재산분쟁이 떠올랐어요. 처음에는 대부분 부모님의 좋은 뜻에서 시작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왜 적게 받았지?”, “그때 받은 돈도 상속 재산에 넣어야 하는 것 아니야?”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던 거죠. ...

우리 아이 친구들 카카오톡 단체방 따돌림은 학교폭력?

때리지 않아도, 아이는 다칠 수 있어요 단체 카카오톡방에서 시작된 따돌림, 장난이라고 넘기기 전에 확인해야 할 학교폭력 기준 새 학기가 시작되고 며칠 지나지 않아 걸려온 전화가 걸려왔어요. 지난 글에서 소개했었던 초등학생 대상 학원을 20년 가까이 운영하고 있는 친구였어요 아이들을 오래 지켜본 사람이라 그런지 웬만한 친구 사이 다툼에는 걱정하지 않는 스타일인데 고민을 많이 하는 걱정거리 전화 내용이었어요. “이번 사안은 그냥 애들끼리 싸운 걸로 보기 어려울 것 같아.” 학원에 다니는 초등학생 한 명의 어머니에게 상담 연락을 받았는데 아이가 2학기 개학 후 같은 반 친구들이 있는 단체 카카오톡방에서 계속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이야기였어요. 처음에는 답을 해도 아무도 반응하지 않았고, 며칠 뒤에는 아이만 빼고 다른 단체방이 만들어졌다고 했어요. 기존 방에서는 나가라는 말을 듣기도 했고, 한 번은 강제로 방에서 제외됐다고 했어요. 학교에서는 때리거나 밀친 일은 없었어요. 그래서 어머니가 학원장 친구에게 상담 연락을 했어요. 보통의 경우 학교 담임 선생님에게 연락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학생이 어릴 때부터 학원에 다녔고 오랜 시간 상담해 온 상황이라 친하게 지내온 학원장 친구에게 연락했던 거예요. “이런 것도 학교폭력에 해당될까?” 저라면 이 질문에 이렇게 답할 것 같아요. “물리적인 폭력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단정하면 안 돼요.” 먼저 확인하세요 단체채팅방에서 있었던 일은 겉으로는 장난처럼 보일 수 있...

전세 계약이 끝났는데 아직도 보증금을 못 받고 있다면?

전세계약 끝났는데 보증금을 안 준다면 이사해도 될까? “이사 갈 집의 잔금은 다가오는데, 내 전세보증금은 아직 그 집에 묶여 있어요.” 전세계약이 끝났는데도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이미 계약한 새집의 잔금일과 이삿날은 다가오고 있다면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어요. 그렇다고 보증금을 받기 전에 아무런 조치 없이 짐부터 빼고 전입신고까지 옮기는 것은 신중해야 해요.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을 보호하는 대항력과 우선변제권 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에요. 특히 이런 상황에서는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했다는 사실 과 실제로 임차권등기가 마쳐졌다는 사실 을 구별해서 생각해야 해요. 오늘은 그 차이를 어렵지 않게 풀어볼게요. 보증금을 못 받았는데 그냥 이사하면 왜 조심해야 할까요? 작년 가을 이사철이 가까워질 무렵, 대학생으로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던 사촌 조카에게 전화가 왔어요. 본가는 지방이고 학교 때문에 서울에서 전셋집을 얻어 지내던 아이였는데, 계약이 끝나면서 같은 과 친구와 다른 집으로 옮기기로 했던 거예요. “이모, 새집 잔금 날짜가 얼마 안 남았거든. 그런데 지금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아직도 안 줘. 새 세입자가 들어와야 줄 수 있다는데, 나 그냥 먼저 이사하면 안 돼?” 저는 달력부터 보라고 했어요. 새집 잔금일까지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하고, 지금 살고 있는 집의 계약 종료일과 전입신고 상태도 다시 확인해보라고 했던 거죠. “보증금을 못 받았다고 무조건 이사를 못 하는 건 아니야. 하지만 아무런 조치 없이 주소부터 옮기는 건 조심해야 해.” 세상 물정 모르는 대학생 조카는 “왜?”라는 질문을 해요. 그 이유를...

벌초하다 남의 나무를 잘랐다면 처벌은?

벌초하다 옆 산 나무를 잘랐다면, 재물손괴죄가 될까요? “아버지는 우리 산인 줄 알았고, 남동생은 그냥 묘 주변을 정리했을 뿐이었어요.” 벌초하러 갔다가 묘 주변 나무를 자른 일이 나중에 옆 임야 주인과의 분쟁으로 번질 수 있어요. 산에서는 눈에 보이는 경계가 실제 토지 경계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작은 톱질 하나도 법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답니다. 묘 주변 나무를 잘랐을 때 먼저 봐야 할 문제 벌초와 벌채는 법적으로 무게가 달라요 벌초는 보통 묘 주변의 풀을 정리하는 일로 생각하지만, 살아 있는 나무의 줄기까지 베어내는 순간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어요. 특히 그 나무가 내 땅이 아니라 옆 임야에 있는 나무라면, 산림 관련 행정 문제와 형사 문제, 민사상 손해배상 문제가 함께 검토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실제 제 가족 일을 바탕으로, 묘 주변 나무를 잘랐을 때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36조, 같은 법 시행규칙 제47조 제1항 제11호, 「형법」 제366조, 「민법」 제750조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차분히 정리해볼게요. 몇 해 전 가을이었어요. 아버지와 남동생이 집안 묘 벌초를 하러 산에 올라갔고, 저는 다른 일정이 있어 함께 가지 못했어요. 오후쯤 아버지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묘 뒤쪽 나무를 좀 잘랐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들렸어요. 매년 벌초를 하다 보면 풀이 사람 허리만큼 자라기도 하고, 어린나무가 묘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저녁에 남동생 이야기를 들어보니 상황이 조금 달랐어요. 예초기로 풀을 정리하다가 묘 뒤쪽에 햇빛을 가리는 나무 몇 그루가 보였고, 아버지가 “저 ...

“성수기에는 연차 금지?” 회사가 휴가 날짜를 정할 수 있을까?

원청 일정이 급하다는 말 한마디에, 가족의 여름도 멈춰야 할까요? 대기업 협력업체에서 성수기 연차 사용을 제한받았을 때 확인해야 할 기준이에요. 회사가 여름휴가 날짜를 마음대로 정할 수 있을까요 7월 말부터 8월 첫째 주는 많은 직장인이 여름휴가를 잡는 시기예요. 숙박비는 오르고 여행지는 붐비지만, 아이들 방학과 가족들의 직장 일정을 함께 맞추려면 선택할 수 있는 날짜가 많지 않아요. 이번 여름에는 동생 부부와 엄마, 그리고 제가 함께 가족여행을 가기로 했어요. 모두의 일정을 몇 번이나 확인한 끝에 날짜를 정했고, 숙소까지 예약해 둔 상태였어요. 40대가 되니 가족끼리 며칠을 함께 비우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여행을 며칠 앞두고 동생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목소리부터 평소와 달랐어요. “언니, 애 아빠 회사에서 갑자기 성수기에는 연차를 사용할 수 없다고 했대.” 동생의 남편인 제부는 직원이 100명 정도 되는 중소기업에서 근무하고 있었어요. 대기업으로부터 철강 관련 업무를 하청받는 회사였고, 제부는 철강 영업팀 소속이었어요. 원청 납기와 거래처 일정이 중요한 부서인 건 맞았지만, 이미 가족 여러 명의 시간을 맞춰 둔 상황이라 동생도 쉽게 말을 잇지 못했어요. 엄마는 “괜찮다, 여행은 다음에 가면 되지”라고 하셨지만, 저는 그 말이 더 마음에 걸렸어요. 가족의 여름이 회사의 “성수기라서 안 된다”는 한마디로 모든 일정이 다 정리 되는 걸까 싶었던 거예요. 그래서 그날 밤, 저는 회사가 성수기나 원청 일정을 이유로 직원의 연차를 일괄적으로 막을 수 있는지...

천재지변이면 끝? 가게 침수 책임은 따져봐야 한다

천재지변이면, 정말 아무도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걸까요? 폭우로 가게가 침수됐을 때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지 차분히 따져봐야 해요. 폭우로 가게가 침수됐을 때 먼저 봐야 할 것 장마철이나 집중호우 때 상가 1층, 지하층, 오래된 건물에서 침수 피해가 생기면 많은 분들이 제일 먼저 이런 말을 들어요. “이건 천재지변이라 어쩔 수 없어요.” 그런데 법적으로는 이 한마디로 끝나지 않아요. 폭우 자체가 원인이었는지, 건물의 배수시설이나 방수 상태에 문제가 있었는지, 임대인이 평소 수선 요청을 받고도 방치했는지를 나누어 봐야 해요.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목적물을 인도하고, 계약이 유지되는 동안 그 목적물을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로 유지할 의무가 있다고 정하고 있어요. 쉽게 말하면 상가 임차인이 장사를 할 수 있을 정도의 기본 상태는 유지되어야 한다는 뜻이에요. 며칠전 갑작스럽게 폭우가 내리던 날이었는데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어요. 쉴새없이 비가 쏟아지고 있었어요,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아니라 누가 양동이로 물을 퍼붓는 것처럼 들리던 밤이었죠. 갑자기 우리 동네 생활 커뮤니티에서 알게 된 치킨집 사장에게 전화가 왔어요. 제가 법 관련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동네에서는 반강제로 총무 같은 역할을 맡게 됐어요. 더군다나 혼자 지내다 보니 밤늦은 시간에도 안부 겸 상담 수다 전화가 종종 걸려오곤 했어요. “언니, 지금 가게가 물 바다가 됐어요. 냉장고 밑까지 물이 찼고, 박스랑 식재료는 다 젖었어요.” 그 사장은 오래된 건물 1층을 임차해서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었어요. 건물이 낡은 대신 임대료가 저렴했고, ...